[SS리뷰] ‘간기남’ 치명적인 팜므파탈…’향기 품은 여자’ 박시연

선우가 이 현장에서 만난 여자가 바로 박시연, 수진이다. 수진은 살인 사건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한번 보기만 해도 잊히지 않는 빼어난 미모를 지닌 여성이다. 선우가 사건을 풀면 풀수록 수진이 이 살인 사건에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은 묘한 관계를 형성해간다.

영화 속에서 박시연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분량은 적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각 장면마다 강렬한 인상을 주며 관객을 빨아들인다. 의상부터 메이크업, 눈짓과 손짓, 표정 하나하나 '팜므파탈'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영화 속에서 선우는 매혹적인 수진의 향기에 강하게 이끌린다. 수진에게 매료된 남자는 비단 선우 뿐만 아니다. 그를 만난 모든 남자는 수진의 외모, 정확히 말하면 수진의 향기에 매료된다. 수진의 향기는 사건을 푸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고, 그래서 영화의 제목은 원래 '여인의 향기'였다.

향수의 역할이 영화 속에서 중요한 만큼 제작진은 수진의 모습을 가장 돋보일 수 있게 하는 최적의 향수를 찾았다. 이 향수는 강렬한 붉은색 외형에, 한 번도 맡아도 잊을 수 없는 독특한 향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영화 '간기남' 홍보 담당자는 "일단 외관이 가장 예쁜 향수를 찾았다. 눈에 확 들어와서 누가 봐도 강렬한 인상이 남는 것이 필요했다. 박시연이 직접 고르지는 않았지만, 김형준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이 여러 수고 끝에 고른 향수다"라고 설명했다.

독특한 향도 한몫했다. 이 관계자는 "이 향수의 향기가 굉장히 독특해 영화와 잘 맞았다"며 "박시연도 현장에서 촬영하기 위해 향수를 사용하면서 굉장히 만족해했다. 촬영하는 내내 빈번하게 뿌렸지만 계속 풍기는 향을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강한 향기만큼 박시연은 영화 속에서 진한 연기를 펼쳤다. 과감한 전라 노출을 감행한 것이다. 박시연은 시사회 전, 여러 번 데뷔 후 처음으로 베드신에 도전하는 부담감을 털어놨다. 영화를 보니 박시연의 부담은 당연했다. 장례식장 정사신을 비롯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몸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박시연은 노출 뿐만 아니라 절제된 자신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눈에 띄는 것은 박시연의 표정이다. 그는 눈을 흘기고, 살짝 비웃는 단 3초의 연기로 이중적 성격의 수진을 표현했다. 팜므파탈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던 그의 바람이 연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박시연의 명장면은 화장대에 앉아 향수를 뿌리며 입가에 묘한 웃음을 띠는 신이다. 남편의 살인 사건이 자신의 뜻대로 처리되면서 박시연은 여유로움을 찾으며 아름다운 미소를 띤다. 남편에 대한 철저한 비웃음이지만 그 모습조차 치명적으로 아름답다.

'간기남'이란 영화는 장르를 정의하기가 애매하다. 스릴러를 바탕으로 하지만 코미디와 로맨스, 관능적인 에로까지 담고 있다. 하지만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즐기는 오락 영화로 생각하면 보기에 불편하지 않다. 이 중심에는 단연 박시연이라는 배우가 있다. 향기 하나만으로 치명적인 팜므파탈을 연기한 그가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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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연예팀 ssent@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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