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꽃의 비밀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 황금꽃의 비밀 = 카를 구스타프 융·리하르트 빌헬름 지음. 이유경 옮김.

중국에서 수 세기 동안 전해져 내려온 도가(道家) 수행의 비밀경전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를 독일어로 옮긴 책이다. 독일의 중국어학자 빌헬름이 원문을 번역하고 융이 심층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설했다.

'태을금화종지'는 도교에서 파생된 비교(秘敎) 종파 '금단교'(金丹敎)의 가르침을 담은 책으로, 하늘과 땅의 대극적 구분 너머에 있는 근원 정신의 회복을 목표로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융은 '태을금화종지' 내용 중 심혼(心魂)의 발달 과정을 다룬 내용이 그가 서양인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목격한 심혼의 발달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이 정립한 '집단 무의식' 개념을 언급한다.

이를 통해 융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인종·문화·의식적 차이를 넘어 인류에게 공통의 정신적 토대가 있음을 발견한다.

문학동네. 216쪽. 1만8천원.

▲ 삶의 과학 =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정명진 옮김.

오스트리아의 의사 겸 정신분석학자로 '개인 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들러가 사례 중심으로 개인 심리학을 설명한 책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생의 여러 단계와 그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뤘다.

아들러는 한때 지그문트 프로이트·카를 융과 함께 정신분석 운동에 동참했으나 프로이트가 무의식에 너무 집착한다고 보고 그와 결별, 독자적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무의식뿐 아니라 의식도 중요하며 양자가 서로 협력한다는 관점을 취한다.

1910년대 초반 그가 한 강연의 원고를 묶은 책이다. 심리적 부적응에 따른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열등감'을 제시면서도 그 열등감이 콤플렉스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는 사회적 훈련과 공동체의 관심을 강조했다.

부글북스. 256쪽. 1만4천원.

▲ 구술사 연구 = 김귀옥 지음.

20년 가까이 구술사를 연구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구술사 연구와 관련된 논의 전반을 정리했다.

구술사 연구의 특징을 짚어보고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연구방법론을 설명하며, 구술사 연구의 발전과 대중화 가능성을 다양한 방향으로 모색했다.

한울아카데미. 264쪽. 2만4천원.

▲ 기의분류로 본 한국의 동물상징 = 엄소연 지음.

조선 후기 전통 회화와 공예품에 나타난 동물 상징을 의미별로 분류하고 '상징언어'로서 그 의미를 어떻게 제대로 읽을 수 있는지, 당시 사람들에게 그 상징이 어떤 방식으로 수용됐는지 등을 논의한 연구서다.

조선 후기 사회경제적 급변과 함께 세계관 전환이 이뤄지면서 동물이 자연의 종속물에서 벗어나 개별적 대상으로 인식됐고, 경제력을 발판으로 한 신흥 계층이 사회적 권위를 확보하려 했음을 당시의 동물 상징을 분석해 읽어냈다.

민속원. 360쪽. 3만6천원.

▲ 삼국유사, 역사의 뜻을 묻다 = 이양호 지음.

일연의 삼국유사가 단순한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라 집중·배제·배치·문학적 상징이라는 글쓰기 방식을 취했다는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삼국유사 '기이'(紀異) 편에 기록된 신라 시대를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사계절의 흐름으로 구성, 태어남·부딪치며 자람·무르익음·무너짐 등 4개 의미로 나눠 흥망성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평사리. 300쪽. 1만6천원.

▲ 총력전하의 앎과 제도 = 사카이 나오키 외 지음. 이종호·임미진·정실비·양승모·최정옥 옮김.

'국민국가론'과 '총력전체제론'을 기반으로 일본학 연구방법론을 구성한 일본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출판사의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 7번째 책이다.

1929년 불어닥친 세계대공황이 일본에 '쇼와 공황'을 불러오자 일본 자본주의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절박함이 대내적으로 대두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체제의 도약을 꾀하는 데 '전쟁'과 '체제 재편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다.

책은 태평양전쟁 이전과 전쟁 기간, 전쟁 이후를 아우르는 1935~1955년 일본이 총력전체제를 구축하면서 어떤 지적 작업과 제도적 지원을 추진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충돌과 갈등, 저항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총력전체제의 의미를 분석한다.

소명출판. 355쪽. 2만6천원.

▲ 복지국가는 삶이다 = 이상이상이 지음.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건강보험 제도 수립과 집행에 관여했고, 지금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로 사회경제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복지 전문가 이상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자신의 인생 여정과 복지국가에 대한 견해를 정리한 책이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큰 상처를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의사가 돼 의료정책 구축에까지 관여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고 자신이 강조하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을 제시한다.

도서출판 밈. 292쪽. 1만5천원.

▲ 두 개의 한국 현대사 = 임영태 지음.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역사 전쟁'이 좌우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 진실과 왜곡의 격돌이라는 관점에서 현대사의 사건 15개를 소개한 책이다.

가깝게는 최근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우편향 서술 논란부터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사건, 건국절 논쟁, 친일파 문제, 5·16, 김대중 납치 공작,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등 사건들이 어떤 흐름으로 연결됐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2005~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공식 보고서 발간 작업을 총괄한 바 있다.

생각의길. 336쪽. 1만5천원.

▲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 현대사 = 남정욱 지음.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의 여러 사건을 통해 '군부와 학생이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를 거듭하는 주역이었다'는 관점에서 대한민국 역사가 긍정의 역사임을 강조한 책이다.

4·19를 '학생혁명', 5·16을 '군사혁명'으로 규정한 저자는 "사관(史觀)이 역사가 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역사는 아직 근대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인 저자는 보수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대정신. 254쪽. 1만3천원.

pulse@yna.co.kr

2014/02/21 15: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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