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과 문학에 따른 연애의 심리 ‘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

(서울=뉴스와이어) 2013년 10월 10일 -- ‘남성은 양적으로 많은 상대를 요구하고, 여성은 질적으로 높은 상대를 원한다’는 진화심리학적 관점은 몇 년 전부터 화제가 되어왔다. 여러 갈래로 나뉘는 심리학의 분파에서 비교적 최근 등장한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표면적인 행동 아주 깊숙한 곳에는 진화와 번식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 본성이 내재해 있다고 주장한다.

모든 이가 머릿속에 ‘진화와 번식’을 염두에 두고 이성에 호기심을 갖고 상대를 쟁취하려는 하지는 않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남성들이 어리고 예쁜 여자만 찾고,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에게 끌리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연애와 사랑에 관련된 인간 남녀의 행동은 이런 번식과 생존을 위한 고대의 정신적 기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일까?

숱한 문학 작품들이 바람둥이 주인공들을 통해 이런 명제를 탐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학 작품에서의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쪽에 가깝다. 문학평론가이자 연애 칼럼니스트인 잭 머니건은 최근 저서인 ‘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에서 많은 이성을 유혹하고자 하는 남성의 행동 뒤에는 ‘타인을 필요로 하며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걸’ 좋아하는 심리가 숨어 있다고 분석한다.

유혹은 남녀 모두에게 누군가가 우리를 원하며, 그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바람둥이들의 심리와 정체성에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잭 머니건은 “우리가 남자로서 자기 자신이 되길 원하지만, 그 일에 ‘타인들’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이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깨닫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유혹하면서 자아를 획득한다고 믿지만, 사실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온갖 시련을 나누고 소통하는 와중에 더 깊고 의미 있는 자아를 경험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거나 결혼했는데도 유혹이 주는 스릴이 그립다면,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은 ‘부정이 증상이지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교훈이다. 문제는 파트너와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생활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우리가 우리의 자아상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도 똑같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잠깐의 불장난으로 눈길을 돌리는 대신, 왜곡된 자아상을 개선하고, 관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편이 훨씬 쉬운 길임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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