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와 반 고흐의 ‘자화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유명하다는 것?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바라보기를 바란다. 뭘까? 바로 그림 속 인물들은 왼쪽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왼쪽 얼굴이 더 보기 좋다는 이야기 때문일까?
최근 왼쪽 얼굴이 더 아름답다는 속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감정이 더 잘 표현된 왼쪽 얼굴 '더 좋아'
왼쪽 얼굴과 오른쪽 얼굴. Blackburn Schirillo 제공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심리학부 켈시 블랙번 박사팀은 사람들이 오른쪽 얼굴보다 왼쪽 얼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실험 뇌 연구지(Experimental Brain Research)’ 2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37명의 실험참가자에게 남성 10명, 여성 10명의 왼쪽 얼굴과 오른쪽 얼굴을 찍은 흑백 사진 및 이를 좌우대칭한 흑백 사진을 15초간 보여줬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사진별로 1부터 9까지 호감도를 적게 하고 실험 참가자의 동공 크기도 측정했다.
그 결과 사진 속 사람의 성별과 관계없이 왼쪽 얼굴에 대한 호감도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부터 왼쪽 얼굴을 찍은 사진이든 왼쪽 얼굴을 찍어 오른쪽 얼굴인 것처럼 보이게 한 사진이든 마찬가지였다. 호감도에 비례해 실험참가자들의 동공 크기도 증가했다.
블랙번 박사는 “우뇌는 감정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할 때 왼쪽 얼굴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며 “이로 인해 사람들이 왼쪽 얼굴에 더 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얼굴에 난 흉터, 대화 집중도 낮춘다
한편 면접자의 얼굴에 상처가 있으면 면접관이 면접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라이스대 미키 헤블 교수팀은 컴퓨터 모니터 상에 면접자의 얼굴을 띄워놓고 171명의 대학생들에게 면접관 역할을 하게 했다. 여기에는 얼굴에 상처가 있는 얼굴과 없는 얼굴이 섞여 있었다. 연구팀은 면접관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시선이 어디에 집중되는지 측정했다.
일반적으로 대화를 할 때는 눈과 입을 잇는 역삼각형 지대에 시선이 간다. 연구팀은 면접관 역할을 하는 학생들이 면접자의 얼굴에 난 흉터를 오래 쳐다볼수록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면접 점수도 낮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면접관들의 시선이 면접자 얼굴에 있는 흉터로 분산돼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라며 “상대에 대해 기억나는 정보가 적었기 때문에 면접 점수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후안 마데라 박사는 “면접관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면접자 얼굴에 난 상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실제 얼굴을 맞댄 면접에서 이러한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김수비 기자 hel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