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심리학으로 본 홍명보호 부진 탈출법

[SS포토]홍명보 감독, '이 난국을 어찌 풀어갈꼬...'
[스포츠서울]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브라질 월드컵 한국 대표팀과 가나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한국의 홍명보 감독(왼쪽 두번째)과 코칭스태프가 대량 실점 중인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마이애미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월드컵 본선 직전 치른 두 차례 모의고사에서 전례가 없는 졸전을 펼친 한국축구의 위기 탈출 해법은 무엇일까.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기존 전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0-1, 0-4로 패한 튀니지와 가나전에서 나온 문제점을 보완하고 우리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가 나오도록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실리적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수 부담감 등 운동 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 ‘실제 성공체험’ 누락된 채 브라질 가는 태극전사
스포츠 심리학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10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큰 대회를 앞두고 부진으로 사기가 꺾인 태극전사들이 자신감의 5대 요인 중 ‘실제 성공체험’을 얻지 못한 게 큰 문제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운동선수들에게 중요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게 자신감이다. 흔히 자신감은 실제 성공체험과 간접체험, 언어적 설득, 신체 상태, 이미지 트레이닝 등 5가지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달 파주NFC에서 소집 이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무기력하게 져 심리적인 부담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나머지 4가지 요인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차피 본선에서 만날 상대는 정해져 있지 않은가”라며 “튀니지, 가나를 만나는 게 아니므로 러시아 알제리 벨기의 경기 영상을 자세히 분석해서, 선수들도 보고 약점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어려움에 있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간접 성공체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코치진과 선수들이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언어적 설득, 그리고 이케다 세이고 코치의 지휘 아래 ‘네 몸 상태는 최고조에 올랐다’며 신체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자연스럽게 월드컵에서 스스로 긍정적인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이어진다면 자신감의 잔여 요인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C안양, 김병준 교수에게 All 4 One 프로젝트 특강 받아
스포츠심리학 전문가 김병준 인하대 교수. 사진은 지난달 2일 김병준 교수의 특강을 받고 있는 K리그 챌린지 안양 선수단. 제공 | FC안양


◇ 홍명보 감독 ‘완패’ 보다 ‘과정 미흡’에서 반전 찾아야
이 같은 심리적인 보완은 선수들만의 과제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도 동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스포츠 심리학 용어인 ‘상황귀인’을 강조하며 “왜 노력을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는지를 경기력 뿐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환경에서부터 다양하게 사고해야 한다. 그리고 패배 속에서도 잘한 게 있다. 노력한 만큼 얻은 결과를 상기하면서 지도자의 성과를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완패’ 대신 ‘과정 미흡’으로 돌려 생각할 것을 권유하며 “기량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말한다면 통제 불가능의 요소다. 패배의 원인을 공수 연결고리라든가 수비 집중력, 커뮤니케이션 등 과정에서 나온 미흡한 점으로 살핀다면 그건 훈련으로 극복 가능한 것이 될 수 있다. 말그대로 긍정의 힘인데 선수단 모두 ‘과정 미흡’으로 생각하다보면 정신력을 기르는 데 도움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진을 딛고 주전 수문장으로 올라섰지만 대패에 마음고생을 하는 골키퍼 정성룡에 대해서도 “월드컵에서 골키퍼라는 매우 중요하다. 가장 넓은 시야를 지녔기에 긴장되는 월드컵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내릴 때 도움이 돼야 한다”며 “골키퍼는 수비진을 지휘해야 하는데 정성룡처럼 부진하다 다시 본 궤도에 오른 이가 실망하면 말을 하는 데 부담이 생긴다. 선수 리더십이 떨어진다. 앞으로 연습 간에도 수비수들에게 소리도 지르고 축구 외적인 대화를 나누는 등 지휘 역할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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