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연구

듣기 싫은 말이 있으면, 방귀 뿡!

미국 워싱턴시의 마라 시돌리 박사는 1996년 분자심리학 저널에 지금까지 만난 환자 중 가장 지독하고 냄새나는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녀는 정신과의사다. 하지만 지난 5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독한 방귀 냄새를 참아야만 했다. 환자가 불안감을 느낄 때마다 방어기제로 독한 방귀를 뀌었기 때문이다.

환자는 심각한 정서장애를 지닌 아이였다. 그는 불안하거나 화가 날 때 입으로 방귀소리를 내거나 실제로 항문에 힘을 줘 엄청나게 큰 소리의 방귀를 뿜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바지에 똥도 쌌다. 마라 박사는 매일 견디기 힘든 악취와 싸우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애썼다.

계속 노력한 끝에 환자가 큰 소리를 내며 방귀를 뀌는 이유가 자신을 괴롭히는 말로부터 장벽을 쳐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정신의 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융이 비슷한 환자를 치료한 사실을 떠올리고 그의 방법을 이용했다. 그녀 역시 듣기 싫은 말을 들으면 큰 방귀소리를 낸 것이다. 환자는 처음에 적잖이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예상치 못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놀라 짜증을 내더니 계속해서 박사가 시끄러운 방귀소리를 내자 한참 쳐다보더니 크게 웃었다. 그 뒤 환자는 듣기 싫은 소리를 막기 위해 방귀로 자신을 에
워싸는 대신 의사에게 자신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뭐든 삼키는 인체의 블랙홀, 직장

다른 사람의 대변이 나오는 직장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연구자가 있다. 제임스 스탈링 박사다. 그는 직장 안에서 나오는 물건을 모은다. 벌써 182개나 모았다. 사과와 오이, 열쇠, 안경, 향수, 담배, 맥주, 자 등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이 물건을 유형별, 숫자별, 그리고 물건 주인의 나이, 병력, 합병증까지 기록해 표로 정리한다. 외과학회지에도 실렸다. 듣기엔 재밌지만 직장에서 나오는 물건들은 다양한 이물질을 비롯해 역겨운 냄새를 동반하며 나온다. 그가 직장에 직접 이물질을 집어넣어 외과치료를 받으러 온 한 환자를 보고 직장에서 나온 물건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연도 재밌다. 술 취한 친구들이 52세 남성의 직장에 전구를 집어넣는가 하면 39세 기혼 백인 남자 변호사가 자신의 직장에 향수병을 넣었는데 막대기 등을 이용해 빼려다 실패해 온 경우도 있다고 한다.


펭귄이 똥을 멀리 쌀 수 있는 이유

베노 메이어 로코우 박사는 펭귄이 똥을 싸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어떻게 저렇게 멀리 쌀 수 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서다. 펭귄은 똥을 쌀 때 둥지 가장자리로 뒤뚱뒤뚱 걸어가서는 몸을 앞으로 가볍게 숙였다가 뒤로 쭉 밀어내면서 똥을 싼다.

그는 종일 바위에 주저앉아 똥이 있는 지점부터 항문까지의 거리를 재고, 그 똥을 채취해 똥의 점도를 분석했다. 그리고 똥이 날아가는 궤적을 촬영했다.

하지만 쓸모없는 연구는 아닐까. 그는 이 논문을 발표한 뒤 여러 곳에서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고생물학자는 이 계산법을 이용해 공룡의 배설흔적으로부터 둥지를 찾는데 이용될 수 있는지 물었으며 동물원의 조류관리인은 방문객과 새장 사이의 안전거리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돼지 직장에 면봉을 넣고 돌려라

살모넬라균은 돼지의 배설물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배설물을 채취하거나 직장에 면봉을 넣고 살살 돌려 배설물을 묻힌 뒤 배양해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살모넬라에 감염된 돼지는 질펀한 녹황색 설사를 한다. 신기한 것은 별 증상없이 균을 가지고 있던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모넬라균이 활발해지면서 돼지를 감염시킨다.

이를 밝혀낸 사람이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수의학과 레슬리 윌리엄 교수다. 1965년 전염병학회에서는 살모넬라균의 전염과 관련한 연구 결과 발표가 한창이었다. 그는 발표 내용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같은 농가의 돼지라도 평소 생활하던 우리에서 검사했을 때와 도축장 근처에서 검사할 때의 감염 비율이 현저히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그는 이유를 스트레스로 가정했다. 먼저 루이지에나 농장에 살고 있는 20마리의 돼지를 골라 깨끗한 우리에서 길렀다. 매일 아침 우리를 깨끗하게 청소해 청결함을 유지했다. 또 아침마다 빵과 케잌 등을 맘껏 먹였다. 21~28℃로 적절한 온도도 유지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이 전혀 없었다. 살이 토실토실 쪘다. 그리고 어느 날 살모넬라균 감염 검사를 했다. 실험 결과, 20마리 모두 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어 돼지를 트럭에 태웠다. 트럭은 마치 폭주차처럼 3시간 15분 동안 빠르고 거칠게 달렸다. 그리고 다시 농장으로 온 돼지의 직장에 면봉을 넣고 돌려 감염여부를 검사했다. 놀라웠다. 6마리(약 전체의 30%)의 배설물에서 살모넬라균이 발견된 것이다. 2주 뒤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남은 14마리 돼지의 배설물에서도 살모넬라균이 확인됐다. 돼지는 도축장 근처에 가거나 오랜시간 덜컹거리는 트럭을 타면 불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스트레스는 몸 속에 있던 살모넬라균을 깨워 돼지를 감염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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