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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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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웃는다. 밥을 얻어 먹을 때도 웃고, 매를 맞을 때도 웃는다. 지식이 높은 괴짜, 물건을 파는 사람, 정치인, 바람둥이, 사디스트, 유명 연예인 등 웃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과연 웃음은 무엇을 보여주는 것이며, 무엇을 전달하려는 것일까.
웃음은 '단순히 즐거운 표정'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회적인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 '웃음의 심리학'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인 심리학의 대가 예일대 마리안 라프랑스 교수는 웃음의 매력에 숨겨진 은밀한 실체를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이성을 유혹하는 남성의 웃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웃음의 의미, 선거에 미치는 웃음의 효과, 거짓말쟁이와 사이코패스의 웃음, 만성적인 웃음과 사회적 분노 등 웃음이 있는 삶의 순간들을 포착해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마음을 진단한다.
아울러 이 책은 의식적으로 혹은 자신도 모르게 거짓으로 웃을 수밖에 없는 인간 내면의 심리를 탐구하면서, 입꼬리를 올리는 작은 근육의 움직임이 어떻게 큰 결과를 불러오는지 증명한다.
웃음의 여러 가지 모양
이 책은 지위와 권력, 문화적 기대 등 모든 요소를 반영해 웃음의 의미를 정리했다. 웃음이라는 단순한 현상에 감춰진 복잡한 감정과 상황을 다방면의 연구 성과를 총망라해 엮었다. 뿐만 아니라 예일대학교 어두운 실험실을 거쳐 대중문화로, 찰스 다윈에서 제인 우스틴과 스티비 원더로 종횡무진하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은 이제 웃는 사람을 보면 그 웃음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 눈이 가는 대목은 사이코패스와 거짓말쟁이들의 웃음이다.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들은 대개 상대방이 속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웃음을 짓지만, 어림짐작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기쁨을 상대방에게 보여주기 위해 악의적인 의도로 웃는 경우도 있다.
역설적으로 웃음은 경멸을 전달하는 완벽한 방법이기도 하다. 사담 후세인은 재판정에서 크게 웃음으로써 자신을 재판하는 과정 자체를 조롱했다. 유나바머로 유명한 테드 카진스키는 법정심문 절차가 끝나고 기자들 앞에 끌려나왔을 때 웃음을 보였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교내 총기학살 사건에서는 범인이 웃으면서 총을 무차별 난사하여 학생들이 더욱 두려움에 떨었다.
애통하게도 대량학살을 자행한 이오시프 스탈린, 폴 포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진도 모두 웃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이들의 웃음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지만 실은 야누스의 얼굴처럼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웃음을 성과 지역, 국적 등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자들은 웃기 싫어한다. 반면 '무제한 사회적 성적지향욕구'가 강한 남자들은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웃음을 이용한다. 그들은 평소에는 잘 웃지 않는다. 매력적인 여성이나 섹스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대 앞에서만 웃음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남자에서 여자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들은 수술 전보다 자주 웃는다. 반면 여자에서 남자로 성을 전환한 사람은 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유럽에서는 낯선 사람을 보고 웃지 않는다. 러시아인과 폴란드인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 미소 짓지 않으며, 낯선 사람이 미소 지으면 수상쩍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낯선 사람을 보고도 잘 웃고 프랑스인들은 미국인들의 습관을 세상물정 모르는 부르주아적 행동이라고 여긴다. 일본인은 눈이 웃고 있어야 일이 잘 된다고 느끼고, 미국인은 입이 웃고 있어야 모든 것이 잘 된다고 느낀다. 중국인도 일본인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