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원작으로 한 또 한 편의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는다. 케이블 채널 OCN의 일요드라마 ‘닥터 프로스트'(연출 성용일·극본 허지영)다.
이종범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닥터 프로스트'는 천재 심리학자 닥터 프로스트가 공식·비공식적으로 경찰 수사에 합류해 범죄를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수사극이다. 원작은 2011년 독자만화대상 온라인만화상,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우수상 등을 받았다. 심리학에 대중성을 잘 버무렸다는 평을 받은 웹툰이다.
관심은 역시 드라마 ‘닥터 프로스트'가 원작을 얼마나 잘 살릴 것인가에 있다. 케이블 tvN 드라마 ‘미생'은 원작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반면,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는 ‘미생'과 반대의 평가를 받으며 고전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성용일 PD는 “원작이 내담자 마음의 병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드라마는 그 병을 치료하지 못한 이들이 일으키는 범죄를 추적하는 이야기"라며 “상담보다는 범인을 찾는 추리 과정이 (부각되는 게) 원작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미생'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미생'이 처음부터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시작한다면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공감 능력이 없는 심리학자가 점점 공감 능력을 찾게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인물의 성장과 변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르가 다른만큼 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가는 천재 교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송창의(35)가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심리학자 프로스트를 연기했다. 인간의 마음을 읽고 행동을 파악하는 데에 천재성을 지녔지만 정작 본인의 감정은 마비돼 있는 인물이다. 어릴 적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을 잃은 뒤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설정이다.
송창의는 기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냉정하고 까칠한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원작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이틀 동안 5번이나 머리칼 탈색을 하기도 한 그는 “원작 ‘닥터 프로스트'와 그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사랑한다"며 “수사극이라기보다는 힐링과 치유의 드라마"라고 말했다.
결혼 후 첫 작품으로 ‘닥터 프로스트'를 선택한 이윤지(30)는 과거 프로스트 박사와 대학 동문이었고 한 때 그를 연모했던 심리학 교수 송선 역을 맡았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프로스트와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해 지금은 애증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원작자인 이종범 작가는 웹툰 속 송선의 실제 이미지 모델이 이윤지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윤지는 “배우하기 잘했다고 생각한 몇 안 되는 순간이었다"며 “송선 역에 캐스팅됐다고 하니 작가님이 깜짝 놀라며 송선을 제가 출연한 드라마의 캐릭터를 보고 그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놀라우면서도 부담도 된다"는 이윤지는 “생긴 것은 똑같은데 어떻게 다르게 연기할지를 고민하게 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