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만 넘으면…까먹는 이유는…

무엇을 해야지 생각하고 막상 그 방에 들어가면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단순한 건망증이라기보다 이른바 ‘문지방 효과’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메디컬뉴스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인디애나 노트르담대 심리학 교수 가브리엘 라드반스키 박사는 “다른 방에서 이뤄진 마음의 결정이 잘 생각나지 않는 것은 그 결정이 이미 기억의 한 구획 속에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과학전문지 ‘실험심리학’에서 밝혔다. 그는 또 “문지방이라는 구획의 경계선을 넘어서면서 다른 구획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위치 갱신 효과(location-updating effect)’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피실험자에게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건너가 책상 위 어떤 물건을 다른 책상 위 물건과 바꾸어 놓도록 했다. 그다음엔 한 방 안에서 같은 거리를 걸어가서 똑같은 일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같은 방 안에서 같은 거리를 이동했을 때보다 문지방을 넘어 다른 방으로 갔을 때 지시받은 일을 잘 잊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지방이 어떤 행위의 ‘경계선’으로 작용해 기억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 실험에선 한 방에서 어떤 일을 하리라고 마음을 먹게 한 다음 다른 여러 방의 문을 통과해 다시 원래의 방으로 돌아와 마음먹었던 것을 하게 했다. 피실험자는 처음 결정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이는 문지방이라는 경계선을 넘나들면 처음 마음먹었던 장소의 환경을 복원시켜줘도 기억력은 잘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라드반스키 박사는 위치 이동 후에도 처음 마음먹은 것을 잊지 않는 방법은 결정 사항을 쪽지에 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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