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평생교육 구분 의미 없어질 것"

제병영 서강대평생교육원장10제병영 서강대평생교육원장 사진=윤여홍 기자

“수강하셨던 분 중 외교관 출신이 있었습니다. 당시 70세가 넘으셨는데 심리학이 좋아 서강대 평생교육원에서 수업을 들으시고 석사학위까지 받으셨죠. 또 박사 학위를 위해 현재 다른 학교에서 공부중이십니다. 못 다한 공부를,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곳이 평생교육원의 장점 아니겠습니까.”

서강대 평생교육원 제병영 원장은 평생교육의 가치를 꺼내며 서강대 평생교육원에 대해 소개했다. 지속적인 성인교육의 기회부여와 자질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강대 평생교육원은 1989년 9월 ‘국제평생교육원’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문을 열고 교양과정과 전문교육과정을 제공 해 왔다. 인터뷰는 지난 30일 오전 서강대 평생교육원 원장실에서 진행됐다.

-서강대 평생교육원은

서강대 평생교육원은 20년 동안 꾸준히 양적, 질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해마다 약 20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프로그램으로 2500여명이 수강했다. 특히 2007년부터는 심리아카데미, 사회복지아카데미, 독서논술아카데미 등을 신설했고, 2013년부터는 경영아카데미를 추가했다. 또 각 분야의 박사급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강의를 전담케 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제를 개편, 강화했다.

- 차별적 우위가 있다면

교육의 질적 수월성과 학습자들의 교육열이다. 수강생들이 다른 곳과 다르다고 한다. 체계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뿌듯하다. 일반 평생교육원과 달리 엄격한 학사관리가 이어져 오고 있다.

- 대표 프로그램이 있나

제 원장은 학점은행제 심리학 과정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심리학 과정에서 연간 약 1000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또 기존의 운영성과를 인정받아 2011년부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점은행제를 전공단위로 운영할 수 있는 기관(심리학 전공 55개 전 과목 개설 가능)으로 선정됐다. 심리학 아카데미의 경우 40대가 33%, 20대 26%로 교양 공부 또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학위를 받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또 심리학 학점과목들을 활용한 2년 기간의 전문카운슬러과정도 인기가 있다. 또 경영학과정도 설치 2년 만에 관심을 받고 있다. 평일반으로 운영되는 심리학과정과는 달리 주말과정으로 운영되는 경영학 학사학위과정은 아예 모집부터 단과대학처럼 한 학기에 7과목을 듣는 학생들로 구성돼 반 단위로 운영된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1:1 학사 및 진로상담지도가 이루어지고, 개인별 맞춤형 프로그램들이 제공된다. 특히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되면서 조기에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독려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수강생들의 비율이 20대 39%, 30대 28%, 40대 24%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특히 기업, 기관의 중견관리자나 임원들과 젊은 학생들과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크가 형성돼 젊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밖에 사회복지학과정, 자금조달 전문컨설턴트 과정 등이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전국 제1호 평생학습도시인 광명시의 ‘광명시평생학습원’, 시흥시민자치대학, 마포구 평생교육지도자 양성과정 등을 위탁 운영했다. 현재는 남양주시와 2개의 위탁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제병영 서강대평생교육원장제병영 서강대평생교육원장 사진=윤여홍 기자

- 평생교육의 현주소는

우리나라의 평생교육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양적으로는 그렇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지 못한 사람들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 ‘학점은행제’가 평생교육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전문교육과정, 자격증과정 등의 수많은 성인학습 재교육 프로그램들이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교와 교육기관, 주민자치센터, 백화점 문화센터, 지자체 단위의 교육사업, 심지어 일반 사설학원에서조차 ‘평생교육’ 또는 ‘사회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

-우리나라 평생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은

대학을 다니지 못한 사람들,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삶의 질을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지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특히 대학이 우선순위이고 평생교육이 2차적인 교육으로 밀리는 것 또한 바뀌어야 한다. 동반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대학이 점점 입학정원을 줄여가고 있다. 20-30년 뒤 대학의 기능은 평생교육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공부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평생교육원을 대학, 정부, 사회의 배려로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서강대 평생교육원의 계획은

충청 지역 대학 평생교육원의 프로그램 중 직업 훈련도 하며 지역사회와 굉장히 밀접한 과정이 있다. 대학 평생교육원들이 참고해야 할 하나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서강대도 대표과정인 심리학을 비롯해 많은 프로그램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또 환경(수업공간)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성인 학습자들이 보다 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지역과 사회, 나아가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평생교육원의 역할이다. 앞으로 다른 대학에서 감히 흉내 낼 수 없고 오직 우리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즉 우리 대학의 특성을 살린 과정들을 개발해 100세 시대에 꾸준히 공부하고 싶은 성인 학습자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생각이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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