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너 외향적인 척 하지만 실은 은근히 내성적인 면을 감추고 있지?”
사이비 역술가들이 잘 쓰는 상투적 표현들이 있다.
“남들이 뭐라하든 도덕과 법규에 맞게 살려고 애쓰지만 종종 사리사욕에 빠져 잘못된 일을 저지르기도 하는 구나? 그래놓곤 마음이 약해서 후회하기도 하고 말이야.” “남편 분이 연인처럼 느껴지다가도 어떤 때는 철없는 어린 친구로 비춰지기도 하지요?” “매사에 적극적이고 자신있게 행동하면 일이 잘 풀릴 겁니다. 하지만 조금 이상한 불안감이 든다 싶을 때는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고, 한번 더 생각해 보세요. 그렇지 않다가 낭패를 본 적이 몇번 있었군요.”
이런 게 다 하나 마나 한 이야기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듣고 ‘용하네. 어쩜 내가 겪은 일이랑 내 성격을 이렇게 딱 맞힐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호주머니에서 헛돈은 계속 빠져나간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런 말장난에 빠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의 심리상 이런 말에 잘 현혹되기 마련이어서다.
인간의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특정인에게 고유의 성격인 것처럼 설명하면 당사자는 그것을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심리학용어로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이와 같은 심리학 용어를 이제 포털 사이트에서 빠르고 쉽게 찾아 배울 수 있다. 네이버㈜(대표 김상헌)는 어려운 심리학 용어를 일반인의 눈높이로 쉽게 풀어쓴 ‘심리학 용어 사전’을 네이버 지식백과에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작년 1월 네이버와 한국심리학회가 체결한 업무 협약의 결과물이다. ‘플라시보 효과’, ‘사이코패스’, ‘신 피아제 이론’ 등을 포함해 총 440개의 표제어로 구성됐다. 한국심리학회의 14개 분과에서 심리학 용어를 선정했으며 충남대 민윤기 교수 외 28명의 심리학 교수 및 박사가 집필에 참여했다.
네이버 측은 4일 우선 반영한 110개 표제어를 시작으로 오는 6월 말까지 나머지 표제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심리학용어사전 편찬위원장을 맡은 민윤기 교수는 “심리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을 위한 심리학 용어 사전 구축은 처음 시도 되는 일이라 의미가 크다”며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종수 네이버 지식백과 실장은 “최근 대한지리학회와 ‘세계 지명 사전’을 구축하는 등 전문 학회와의 협업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지식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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