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스피드스케이트 이상화(왼쪽)가 14일 빙상 국가대표 워크숍 중 동료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김연아(오른쪽)가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경기 전 5분을 잡아라.”
이 한마디가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를 사로잡았다. 이상화는 14일 서울 정릉동 북한산 탐방교육센터에서 열린 2013~2014 빙상 국가대표 워크숍에서 “스포츠 심리학 강의를 들으며 ‘경기 전 5분’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오늘 배운 대로 경기장에서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누구보다도 강심장으로 통한다. 그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2012~2013시즌 8회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우승과 세계신기록 작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게 그의 장점이다.
그런 이상화도 경기 전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인다. 이상화는 “경기 전 불안감과 긴장감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경기 직전 수많은 생각과 불안이 머릿속에 겹친다”며 “스포츠 심리학을 강의하신 교수님께서 긴 시간 계속 집중하는 것보다 경기 전 5분 동안 집중적으로 점검을 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상화처럼 단거리 선수들에겐 심리적 요소가 더욱 중요하다. 이상화가 500m를 주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7~38초. 단 한순간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날 스포츠 심리학을 강의한 한덕현 중앙대 교수가 ‘경기 전 5분’을 강조한 것도 선수들의 과도한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한 교수는 “선수들은 큰 경기를 앞두면 경기 전후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장시간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면 정작 경기 중엔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나오곤 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자신의 몸 상태나 경기 중 작전 등 확인해야 할 리스트를 작성해 경기 5분 전에만 집중적으로 점검을 한 뒤 경기가 시작되면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은 매년 열리던 태릉선수촌에서 북한산 기슭으로 자리를 옮겼다.
손애성 기자